물을 잘 안 마시는 사람, 나만 그런 게 아니다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냐고 물으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머뭇거린다. 커피나 탄산음료는 자주 마시지만 정작 맹물은 하루에 한두 잔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돼야 물을 찾다 보니, 이미 몸이 수분 부족 신호를 보내고 난 뒤에야 대응하게 되는 것이다.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체내 수분이 어느 정도 줄어든 상태라는 신호이기 때문에, 갈증에 의존해서 물을 마시는 습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물을 챙겨 마시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정확히 몇 잔을 마시는지 세어본 적 없어도 별문제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 글은 그런 사람들보다는, 물을 마셔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놓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필자도 자취를 시작했을 때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겪었다. 혼자 살면서 끼니를 챙기는 것만 신경 쓰다 보니 물은 늘 뒷전이었다. 회사에서는 커피를 하루 세 잔씩 마셨지만 정수기 앞을 지나가면서도 물 한 잔 따라 마시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결국 피부가 자주 건조해지고 두통이 잦아지면서야 문제를 깨달았고, 그때부터 의식적으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왜 물 마시는 게 자꾸 잊혀질까
물을 잘 안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이유가 있다. 첫째, 물은 맛이 없다고 느껴서 다른 음료로 대체하는 경우다. 커피, 차, 탄산음료는 맛과 향이 있어 손이 자주 가지만 맹물은 자극이 없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둘째, 물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밥 먹는 시간, 커피 마시는 시간은 습관적으로 자리 잡혀 있지만 물 마시는 시간은 따로 정해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셋째,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게 귀찮아서 일부러 물을 줄이는 사람도 있다. 특히 회의가 많거나 외부 미팅이 잦은 직장인들은 이런 이유로 수분 섭취를 스스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들을 알고 나면 해결 방법도 좀 더 명확해진다. 물을 억지로 많이 마시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왜 안 마시게 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하나씩 없애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하루 수분 섭취량,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일반적으로 성인 기준 하루 1.5리터에서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개인의 체중, 활동량, 날씨, 식사에서 섭취하는 수분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대략적인 가이드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국이나 과일, 채소를 통해서도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물만으로 채워야 하는 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수치를 맞추는 것보다 소변 색깔이나 피부 상태, 갈증을 느끼는 빈도 등을 통해 스스로 몸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이다. 소변 색이 진한 노란색을 띠거나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물 자주 안 마시는 사람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법
1. 눈에 보이는 곳에 물병을 둔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물병을 눈앞에 두는 것이다. 책상 위, 침대 옆, 자동차 컵홀더 등 시야에 자주 들어오는 위치에 물병을 놓아두면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는 빈도가 늘어난다. 필자는 500밀리리터짜리 물병을 책상 오른쪽에 항상 두고, 다 마시면 바로 채워두는 규칙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하루에 한 병도 겨우 마셨지만 두 달 정도 지나자 자연스럽게 하루 세 병, 즉 1.5리터를 마시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
2. 시간대별로 물 마시는 타이밍을 정한다
막연히 물을 자주 마시라고 하면 실천이 어렵다. 대신 하루 일정에 맞춰 구체적인 타이밍을 정해두면 훨씬 지키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기상 후 물 한 잔(약 200밀리리터)
- 아침 식사 전 물 한 잔
- 오전 업무 중간 휴식 시간에 물 한 잔
- 점심 식사 전후로 물 한 잔씩
- 오후 나른해질 때 커피 대신 물 한 잔
- 저녁 식사 전 물 한 잔
- 잠들기 한두 시간 전 물 반 잔 정도
이렇게 시간대를 나눠서 정해두면 하루 동안 자연스럽게 1.5리터 이상을 채울 수 있다. 특히 기상 후와 취침 전 물 마시기는 밤새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수면 중 수분 부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알람이나 앱을 활용한다
스마트폰 알람을 두 시간 간격으로 설정해두고 알람이 울릴 때마다 물 한 잔을 마시는 방법도 유용하다. 요즘은 수분 섭취를 기록해주는 앱도 많아서, 하루 목표량을 설정하고 마신 양을 체크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게임처럼 목표를 채워가는 느낌이 들면 꾸준히 실천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4. 맹물이 부담스러우면 향을 더한다
맹물 맛이 싫어서 안 마시게 되는 사람이라면 레몬 슬라이스나 오이, 민트 잎을 물에 넣어 향과 맛을 더하는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향만으로 물맛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또한 미온수나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사람은 온도를 조절해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가운 물보다 실온의 물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5. 식사와 연결짓는다
물 마시기를 별도의 일로 생각하기보다 식사와 연결지으면 실천율이 훨씬 높아진다. 밥을 먹기 전에 물 한 잔, 식사 중간에 물 한 잔, 식사 후 물 한 잔을 마시는 규칙을 만들면 하루 세 번의 식사만으로도 여러 잔의 물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다.
물 대신 다른 음료로 수분을 채우려는 습관 점검하기
커피, 탄산음료, 주스로 수분을 채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음료들은 카페인이나 당분이 포함되어 있어 오히려 이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카페인은 이용 작용이 있어 마신 양보다 더 많은 수분을 배출시킬 수 있고, 당분이 많은 음료는 갈증을 임시로 해소하는 느낌만 줄 뿐 실제 수분 보충 효과는 제한적이다. 커피나 차를 즐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음료들이 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습관 개선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물 한 잔을 추가로 마시는 규칙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균형점이 된다.
계절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수분 섭취 전략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갈증을 느끼고 물을 더 찾게 되지만, 겨울철에는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오히려 수분 섭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난방기를 사용하는 실내에서는 공기가 건조해져 피부와 호흡기를 통한 수분 손실이 늘어나기 때문에 겨울에도 의식적으로 물을 챙겨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운동을 하거나 활동량이 많은 날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다.
작은 습관이 쌓이면 큰 변화가 된다
물 마시기 습관은 하루 이틀에 완성되지 않는다. 처음 며칠은 알람이 울려도 잊어버리고, 물병을 채워놓아도 그대로 방치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약 3주에서 한 달 정도 꾸준히 신경 쓰면 물병을 채우고 비우는 행동이 별다른 의식 없이도 이루어지는 시점이 온다. 그 이후로는 물을 마시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하고 목이 텁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습관이 자리 잡는다.
물을 자주 안 마시던 사람이라면 오늘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물병을 눈앞에 두는 것, 알람을 하나 맞춰두는 것처럼 아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권한다. 작은 변화가 쌓이면 어느새 하루 수분 섭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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